우리 뇌의 연애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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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7. 21.
연애는 두뇌의 화학적 작용이다? 그렇다면 내가 연애를 못하는 것은 나의 성격이나 외모가 아닌 ‘뇌’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 연애에 부적합한 뇌? 트레이닝으로 연애 체질의 뇌로 바꾸는 비법.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면 ‘머리’가 아프지 않고 ‘명치’ 끝이 아프다. 멋진 남자를 만나면 심장이 두근대지 머리가 떨리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난 사랑을 느끼는 것은 당연히 ‘뇌’ 가 아니라, ‘심장’ 이라고 생각하던, 사랑에 관한 한 감상적 낭만주의자였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삼순이도 아닌데, 나의 심장에 이상이 생긴 듯했다. 이성적인 판단 기준에서 뭐 하나 모자랄 것 없는, 더군다나 내가 남자에게서 최고로 중요하게 생각하던 ‘취향’과 ‘대화’ 과 잘 통했는데도 심장이 동요하지 않는 거였다. 그에게서 동물적인 섹시함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일까. 손을 잡는데도 예전(20대라고 해두자)보다 다섯 배의 시간이 걸렸으며, 늦은 새벽까지 전화기를 붙잡고 수다를 떠는데도 그와의 스킨십은 영 당기지가 않았다. 그에게 신체적인 결함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분히 남성성을 갖추었는데도,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뇌 신경학자는 사랑의 현상은 두뇌의 화학적 작용이라고 말한다. 한번쯤 들어봤겠지만 남녀의 가슴 뛰는 사랑은 18~30개월이면 사라진다고 밝혀진 바 있다. 남녀가 만난 지 2년을 전후해 대뇌에 항체가 생겨 사랑의 화학 물질이 더 이상 생성되지 않고 사라지기 때문에 사랑의 감정이 변하는 것도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그와의 문제는 내 심장이 딱딱해져서가 아니라, 사랑의 감정에 관여하는 대뇌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이 전혀 나오지 않는 데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연애에 부적합한 성격이 있을 수는 있다. 가끔 농담으로 연애에 부적합한 ‘얼굴’ 이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다 이런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연애에 부적합한 성격이 아니라, 연애에 부적합한 뇌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내 연애가 출발만 좋고, 50m가 채 되기 전에 고꾸라지는 것도 결국 뇌에 문제가 있어서는 아닐까? 일본의 뇌 신경학자 야부 박사는 “멋진 연애가 되지 않는 건 일반적으로 마음의 문제라고 여기지만, 의학적으로는 뇌의 문제입니다. 불행한 연애가 계속되면 행복한 연애를 하기 어려워집니다” 라고도 덧붙였다. 그건 불행의 패턴을 뇌가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는 또 “뇌의 큰 기능 중 하나가 일어난 일을 처리해서 패턴화하여 기억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뇌는 새로운 사건을 기존의 패턴에 대입하는 걸 아주 좋아하지요. 결국 불행한 연애를 계속하면 새로운 연애를 해도 ‘언제나 있던 패턴이군’ 하고 치부해버리게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대책은 뇌의 처리법을 바꾸어 패턴이 되는 걸 막는 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반복된 패턴으로 연애에 계속 실패하는 것은 뇌에 무슨 문제가 있어서일까? 연애에 부적합한 뇌를 연애 체질의 뇌로 훈련시키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난 연애 상담을 받기 위해 정신과를 찾아갔다. 마음에 드는 남자와 언제나 친구 사이로 끝나버린다 [원인] 의욕 호르몬인 도파민 분비가 충분치 못하다 [해결 방법] 심리적으로 억압되어 있으면 도파민의 분비가 원활하지 못하다. 도파민의 분비를 늘리기 위해선 평소 미지의 사물을 낯설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지구력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나를 흥분시키는 무언가를 만들어주는 것. 뇌가 행복하게 여기도록, 서로를 자극할 새로운 놀이나 이벤트를 만들어본다. 불쌍한 남자만 계속 사귄다 [원인]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옥시토신이 과다 분비되고 있다 [해결 방법] 어릴 적 어머니의 사랑을 못 받았거나 그 반대로 엄격한 부모 아래서 자라 ‘윤리적인 잣대’가 너무 강한 경우, 불쌍한 남자하고만 연애하는 경향이 있다. 이럴 때는 모성애와 로맨스가 동전 양면의 성격이 있다는 사실을 역이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엄마처럼 베풀어주는 모성애의 한쪽에는 성적인 욕망도 숨어 있으니, 남자친구를 아들처럼 돌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남녀 사이에 없어서는 안 되는 긍정적인 성적 에너지로 활용하라. 나쁜 남자만 좋아하고 남자에게 계속 휘둘린다 [원인] 해마의 움직임이 약해져 있다 [해결 방법] 해마를 활성화하려면 새로운 체험이나 정보를 주입하는 것이 좋다. 어학이나 댄스, 악기, 미술 등 무언가 기억력을 자극하여 학습 효과가 있는 것을 배워본다. 사귀어도 금방 헤어진다 [원인] 커뮤니케이션을 지배하는 밀러 뉴런이 둔해져 있다 [해결 방법] 밀러 뉴런을 활발하게 하려면 시각·청각 등의 오감 모두 동원해 무엇인가를 따라 하는 것이 좋다. 연인과 함께 무엇을 배우거나, 거울을 보고 춤추거나, 레시피에 의존하지 말고 요리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애를 하면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원인] 뇌가 늘상 도파민을 내보낸다 [해결 방법] 도파민 과다 분비는 목적 지향적으로 되기 때문에 질투나 의부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요가나 명상을 통해 목적 지향적인 목표를 컴다운시키는 것이 좋다. 도파민을 생성하는 데 필요한 물질 중 하나가 바로 마그네슘이다. 적절한 마그네슘을 섭취하면 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면 성욕 또한 증가한다. 그럴 땐 남자를 ‘섹스’로 묶어두려는 경향이 있는데 성욕이 과다한 것을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고, 취미 생활 등으로 에너지를 분산해 균형을 잡는 게 좋다. 짝사랑만 한다 [원인] 자존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이 부족하다 [해결 방법] 뇌에서 세로토닌 분비를 늘리려면 트립토판(아미노산의 일종)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특히 돼지고기, 오리 고기, 우유, 치즈, 바나나, 초콜릿, 생선 등이 트립토판 공급 식품. 햇빛을 쬐거나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도 세로토닌의 분비를 증가시킨다. 음식과 운동도 중요하지만 짝사랑만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부터 사랑할 필요가 있다. 이럴 땐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자아 실현에 관한 행복한 영화나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언제까지나 실연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원인] 신선한 기억을 돕는 신생 뉴런이 생기지 않는다 [해결 방법] 뇌세포의 신진대사에는 숙면이 중요하다. 적절한 수면과 숙면을 취하도록 하고,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집 안의 인테리어를 바꾸어 환경에 변화를 주거나, 지금까지 만나본 적 없는 타입의 이성과 만나는 것도 실연을 극복하는 한 방법. 뇌의 영양 공급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비타민 B가 함유된 음식인 감자·돼지고기·참깨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에디터 : 여하연 / 도움말 : 김진세(고려제일신경정신과 의원,원장)> | ||
출처 : [앙앙] 기사제공 : (주)엔위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