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치 한정사의 해체를 위한 작업

일반적으로 전치 한정사란 한정사 앞에 쓰이는 한정사라고 설명되고 있다.

전치 한정사는 all, both, half 등 분수, twice  등 배수사가 있다고 한다.


< 각 단어에 대한 분석 >

우선, 이들의 의미부터 생각해보자. 모두 비례를 나타내는 단어들이란 걸 알 수 있다.
즉 나누기(/) 또는 곱하기(X)로 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all(=n/n, n개 전부), both(2/2, 2개 중에서 둘 다) : half(1/2) : once(1X) twice: double(2X)

따라서 의미상으로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수식되는 단어보다 크지 않다는 의미(all, both와 분수), 수식되는 단어보다 크다는 의미(배수사).

이들의 차이를 알아보자

첫째, all, both와 분수 뒤에는 of를 붙일 수 있다.
ex : all (of) the meat, both (of) the students, half (of) the time, all (of) this(지시대명사)  (of 생략 가능)
ex : all of them, both of them, half of it(인칭대명사와 쓰일 경우, of 생략 불가능)

* 주의 : 인칭대명사(it, them 포함)에서만 생략 불가, 지시대명사, 소유대명사 등에선 생략

반면, 배수사 뒤에 of를 붙일 수 없다.
ex : double their salaries

둘째, all, both와 분수 뒤에는 수량 표시 한정사(every, either, each, some, any, no 등)와 같이 쓸 수 없다. (의미상의 충돌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수사는 수량형용사와 결합해서 쓰인다.
ex : twice a/every/each/ day

이와 같은 쓰임을 볼 때, all, both, half : 배수사는 족보가 다른 것이라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럼 all, both, half가 한정사 앞에 쓰이기 전에는 어떻게 쓰였을까.
원래는 그냥 수량형용사였다고 본다.

all, both와 분수가 수량 한정사라는 것은 다른 수량 표시 한정사(every, either, each, some, any, no 등)와는 같이 쓸 수 없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다른 수량 표시 한정사와 마찬가지로 다른 한정사와 대명사(인칭, 지시) 앞에서 쓰일 때 of가 삽입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all of, both of와 분수 of 형태가 다른 한정사 앞에 오는 경우가 많고 자주 사용되다가 보니 귀찮으니까, of를 생략했을 것이다.

잘 생각해 보면, 이를테면 some가 다른 한정사나 인칭대명사 앞에서 some of로 쓰이는 것과 별 다를 게 없다. 다른 한정사와 지시대명사가 왔을 때 of가 생략될 수 있다는 것뿐이다.
ex : some boys, some of the boys(0)
ex : some of boys(x)


다음으로, 배수사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의미상으로 배수사는 한정사라고 보기가 어렵다.

한정사란 지시, 관사, 수량 등 어떤 명사의 의미를 한정(축소)시키는 것이라 할 때, 배수사는 한정시키기 보다는 이미 한정될 것 확대하는 역할을 할 뿐이고 그걸 특정하지 않는다.


용법상으로도 수량 표시 한정사(every, either, each, some, any, no 등)는 of없이, 또는 생략된 of없이(all, both, 분수) 다른  한정사 앞에 오지만 배수사는 of를 붙여 사용하지 않는다.

배수사가 다른 수량 한정사와 같이 쓸 수 있다는 것은 이는 배수사는 원래 수량 한정사가 아니라는 의미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한정사가 두 개 같이 겹치면 서로 의미상 충돌이 생긴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배수사는 다른 한정사 앞에 올 수 밖에 없다.

예컨대 'twice this amount'(이 양의 두 배)를 'this twice amount' (두 배인 이 양 ?)로 바꾼다면 이상하게 느껴질 것이다.
여기서 twice는 amount가 아니라, 한정이 이미 되어 있는 어떤 양(this amount)을 수식하기 때문이다.
이미 한정된 어떤 것을 배수해 주기 때문에 '꾸미는 말은 꾸며지는 말의 앞에 온다.'는 원칙에 따라 한정사 앞에 오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든지 배수하는(곱하는) 대상은 반드시 한정적일 필요가 있다.
(2X?= 에서 답이 나오려면 ?의 수가 정해져야 하는 것과 같다.)

이렇게 본다면 배수사란 수사의 특별한 용법 정도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굳이 배수사를 한정사로 분류할 필요가 있을까.


결론적으로 전치한정사란 말을 굳이 쓸 필요가 있을까. 라는 것이다.

전치한정사란 용어를 고집하는 경우, all, both 뒤에 왜 수량 표시 한정사가 올 수 없는지. 배수사 뒤에 왜 of를 쓰지 않는지 등이 쉽게 설명되지 않고 머리만 아프다.

all, both와 분수 등은 그냥 수량 표시 한정사의 일종으로 보면 된다.
다만, 다른 한정사와 또는 지시대명사와 겹쳐 쓸 때 of가 붙는데(다른 수량형용사와 마찬가지), 이를 생략할 수 있다.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

배수사인 경우, 기수사가 서수사 뒤에 위치한다는 원칙처럼 수사의 특별한 형태로 이해하면 되고  한정사로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 참고 >

대명사 뒤에 all, both는 쓸 수 있고, half는 쓸 수 없다고 설명하는 문법책이 많다.

하지만 이때 all, both는 한정사와 관계없고 동사나 문장 전체를 꾸미는 부사이다.

ex : They all like me. -1)
ex : They both like me. -2)
ex : They are all working hard.
ex : They are both working hard.
ex : She made us all happy.
ex : She made us both happy.

-1), -2)와 같은 경우를 두고, 대명사 뒤에 마치 한정사인 all, both는 쓸 수 있다고 설명하는 것은 웃기는 짬뽕 같은 소리다. 이때 all, both는 중위부사일 뿐이다.
어쩌다보니 all, both는 형용사형과 부사형이 똑같이 생겼기 때문에 생긴 오해다.

그럼 half는 쓸 수 없을까. 미국 구어체에서는 쓸 수 있다.
ex : He half wanted to go home and get some sleep.(그는 당장이라도 집에 가서 좀 잤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미국 구어)

이 때 half는 중위부사로 쓰였다.

* 따라서, ‘대명사 뒤 어쩌고 하는 문제’는  한정사와 관련된 게 아니고 half를 중위부사로 쓸수 있느냐 없느냐(구어체에선 가능, 문어체에선 글쎄?) 하는 문제를 오해한 것이라 추정된다.


< 참고 >

such, what, quite, rather는 한정사가 아니다.
이들은 감탄. 강조를 나타내는 형용사 such, what와

quite, rather같이 ‘상당히 그럴 것 같은 기분을’ 나타내는 형용사의 특별한 케이스다.
왜 특별한 케이스인가?

잘 보면 이들 단어가 좀 특별하지 않는가?

such, what은 강조 그 자체다.
그래서 a(부정관사) 앞에 놓여 강조를 표시하는 하는 것이다.
(특별한 사람은 보통 남들 앞에 선다.)

이때 강조되는 대상은 (a 형용사 명사) 전체이다.
ex : He told us such (an interesting story).(그는 그런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다.)

quite, rather는 원래 부사였는데 (a 형용사 명사) 전체를 꾸며주기 때문에 앞에 오는 예외적인 케이스다.

명사를 꾸며주고 있으나, '상당히, 아주, 다소'라는 부사적 의미가 강하다.
ex : That is quite (a story).(그것은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다.)
ex : She has rather (a good voice).(그녀는 상당히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형용사가 있는 경우 quite, rather는 a(부정관사) 뒤에 놓일 수 있다. 이때 뒤에 나오는 형용사를 꾸며준다.
ex : She has a rather good voice.(그녀는 (어떤 편이냐 하면) 꽤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 그녀는 목소리가 좋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