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저기 웃고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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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1. 12.
작가 호퍼는 노종자 출신으로 오랫동안 실업자가 되어 우울하게
하루하루를 보낸 적이 있었다. 그는 로스엔젤레스 시에서 운영하
는 무료직업소개소에 아침마다 나가 일자리를 구해 보았지만 쉽지
가 않았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이 무려 5백여명이나 앉아 있
었던 것이다. 가끔 어떤 남자가 나타나 '잔디 깎을 사람이요! 가구
운반할 사람이요!' 라고 소리치며 5백명의 사람들 중 한 두 사람
을 뽑아 갔다. 호퍼는 속으로 생각했다. '도대체 이 많은 사람 중
에 무엇을 기준으로 한 사람을 뽑아가는 걸까? 그것만 안다면 일자
리를 구하기 쉬울텐데.' 호퍼는 그 비결을 찾기 위해 날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써 보았다. 하루는 맨 가운데 앉아 보기도 하고 또 하
루는 맨 앞에, 어느 땐 맨 뒤에 서 있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엔 좀
더 눈에 띄게 하기 위해 책을 들고 있기도 하고 진한 색깔의 옷을
입어 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방법 역시 호퍼에게 일자리를 주지는
못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맞아, 내가 정말 직업을
구하는 게 시급한 사람처럼 보이면 뽑히지 않을 거야. 행복하게 보
이고 직업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면 가능성이 있을거야.'
다음날, 호퍼는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고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앉아 있었다. 소개소엔 역시 수백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윽고
한 남자가 들어와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이야기 하고 주위를 둘러보았
다. "저기 가운데 웃고 있는 사람!" 그는 호퍼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뒤, 호퍼는 매일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인생을 가꾸는 지혜/백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