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4호 골프공과 삶의 공

http://www.infomail.co.kr/im14390/35510000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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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봉의 아침편지
골프 공과 삶의 공

 

식민지 시절 인도의 캘커타 골프장은 영국사람들의 휴식터였습니다. 원숭이가 많았던 캘커타에서 골프를 치자니 그때마다 원숭이가 방해꾼으로 등장했습니다. 필드에 떨어진 공이 신기했던지 원숭이들이 그걸 집어다 엉뚱한 곳에 던져버리기 일쑤였지요. 영국인들은 원숭이를 막겠다고 골프장 담장을 두배로 높이 올렸습니다. 그러나 담타기의 선수인 원숭이에게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지요.

원숭이를 막을 수 없게 되자 결국 영국인들은 새로운 골프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원숭이가 공을 떨어뜨린 곳에서 경기를 계속하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규칙으로 인하여 어떤 사람의 공은 벙커에 빠졌는데 원숭이가 홀컵에 넣어 버리는 행운도 있었고, 또 어떤 사람의 공은 기껏 홀컵 옆에 떨어졌는데 원숭이가 이걸 줏어다가 물 속에 빠뜨려 버리기도 했답니다. 자신의 실력과 상관없이 이렇게 어떤 사람은 이득을 보고 어떤 사람은 손해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고 합니다.

어디 골프 경기 뿐이겠습니까? 삶의 코스마다 원숭이가 튀어 나와 우리 삶 공을 엉뚱한 곳에 떨어뜨려 놓는 것을 경험합니다. 우리의 삶은 계속해서 행복할 수도 없고, 계속해서 불행할 수도 없습니다. 행운도 실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슬기로운 삶의 지혜가 아닐까요?

 

▽ 겨울나무 - 함백산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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