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말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입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숨 고르기를 하는 노처녀 상사. 격노(?)한 그녀의 말은 논리를 잃고 용의 콧김처럼 맹렬한 기세로 허공으로 발사된다. 그렇게 소리를 지르길 몇 분, 순간 책상에 엎드려 흐느끼는 듯하더니 갑자기 지갑과 차 키를 들고 나간다. 사무실에는 히로시마의 원폭투하 후유증보다 처참한 정신적·감정적 공황이 몰아 닥친다. 미친 개에게 물렸다고 생각하자, 지나가다 응가를 밟았다고 생각하자. 아무리 감언이설(?)과 같은 속담으로 마음을 가라앉혀 보려 해도 도저히 이번만큼은 참을 수가 없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그래 이번에야 말로 내가 떠난다. 저런 사이코 같은 상사 밑에서 내가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사표, 이번에야 말로 프린트한다. 하고야 만다. 아, 잠깐..